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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위기의 사회

by 도아네의 하루 2023. 10. 6.

 우리 사회와 우리의 아이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말을 교사들에게 굳이 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매일 그러한 현실과 마주하여 대처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부모와 교사가 해야 할 일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부모의 주된 역할인 자녀 양육의 책무를 교사도 일부 나누어지고 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주된 요인으로 맞벌이 가정과 한부모 가정의 증가, 빈곤가정 아동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고 할 일이 많은 현대사회의 영향으로 인해 학생들은 갈수록 부모의 보살핌을 충분히 받지 못한다. 교사들은 이 때문에 공부를 가르치는 데 쓰는 시간을 줄여서 이러한 결손을 보전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럼에도 교사를 위한 연수나 교육의 내용 대부분이 교과 교수 방법에 중점을 두고 있을 뿐 학습을 방해하는 교실 상황을 다루는 것에는 충분한 시간을 배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인간의 행동과 집단의 역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연수가 충분치 않다 보니, 교사들은 이 같은 새로운 교육적 필요에 대응할 전략이 부족하여, 자기 능력에 대한 자신감마저 부족한 편이다. 미국의학협회 학회지(278권 10호, 1997년 9월 10일, p.823)에 게재된 '위험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라는 논문에서 청소년 건강에 관한 국가적 종단 연구의 결과가 실려있다. 이 연구는 7학년에서 12학년까지의 청소년 12,000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통해 정서적 건강, 폭력, 약물 사용(술 담배 마리화나), 성적취향에 있어서의 위험 요인과 보호 요인을 확인하였다. 연구자들은 가정 학교 개인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부모-가족 간, 학교-학생 간의 유대감이 임신을 제외한 모든 위험에서 보호 요인이 된다는 것을 밝혔다. 임신 문제에서도 부모가 조기 성행위를 반대하는 경우 그 시기가 늦춰진다는 것을 밝혔다. 어린이들은 어디서나 사랑받고 유대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 또한 소중하게 여겨지고 존중받기를 원한다. 어디에서나 가족과 공동체에서의 소속감도 느끼고 싶어 한다. 그러나 재정적, 정서적 결핍으로 인해 어린이들의 보육과 신체 발달을 위한 적절한 환경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다. 이는 협력보다는 경쟁을 부추기고, 협상보다 요구를 앞세우며, 주고받기보다는 받는 것만을 배우게 한다. 더 나아가 가정과 교실이라는 공간이 모래 위에 지은 집, 또는 종이로 만든 집처럼 불안정하게 여겨지고 스트레스가 커져 전체적인 상황이 위협을 받는다. 따라서 미래를 걱정하는 일이 많아진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특히 부모와 교사들은 그 누구보다 10대의 약물과 알코올 중독, 청소년 범죄 집단과 그 폭력성, 청소년 범죄와 자살, 소외 현상을 염려한다. 뿐만 아니라 점점 늘고 있는 이혼 문제, 10대들의 임신, 이기주의도 걱정거리다. 이렇듯 절대 밝지 않은 사회 현상이 우리에게 심각한 걱정거리로 다가올지라도, 우리는 부모 교육과 교사 교육을 하는 가족 상담사의 입장에서, 또한 부모 중의 한 사람이라는 입장에서, 미래를 암울하게만 바라보지는 않으려 한다. 우리 교사들이 여전히 훌륭한 교사로서 전문성을 실현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우리가 주장하는 어른-아이의 관계는 부모나 교사들이 강압적으로 말하고, 더 엄격한 규칙을 만들고 순종하기를 요구하는 관계가 아니다. 교사들은 규칙을 강요하는 것보다는 규칙을 정하기가 훨씬 더 쉽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바르게 행동하도록 요구하면, 아이들은 더 반항하거나 철회하여 그들의 행동을 숨기려 한다. 비록 어른과 아이 사이에 어떤 긍정적인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어른들이 강력한 법 집행자의 역할을 하려고 한다면 그 관계는 깨져버리고 만다.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이 지킬 수 없는 규칙을 강조한다면 그 관계 또한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규칙을 강조하는 것이 답이 될 수 없다면 아이들이 필요하고 부모와 교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몇 해 전 성공적인 삶을 사는 아동과 그렇지 않은 아동 간의 차이를 밝히려는 연구가 있었다. 연구 결과는 국가적 종단연구의 결과와 완전히 같았다. 두 집단 간에는 매우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 성공적인 삶을 사는 아동은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그들이 속한 공동체에서 소중한 존재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알고,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다고 느꼈다. 반면 말썽을 부리는 아동은 자신들이 고립되어 있고, 사회에서 쓸모없고, 무기력한 존재로 느끼고 있었다. 말썽을 부리는 아동은 살아가는 동안 직면하는 어려움과 맞서 바람직하게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한 네 가지 요건을 갖추고 있지 않다. 이는 어떤 규칙, 즉 습득해야 하는 기술이나 의식적으로 기억해야 하는 것들이 아니다. 이는 교사, 부모, 다른 어른들이 아동에게 키워줄 수 있는 믿음이다. 이 믿음은 무의식적 행동 지침이 된다. 관계, 능력, 중요, 용기를 The Crucial Cs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이 네 가지 요소는 인생의 굴곡마다 다가오는 고난을 헤쳐갈 수 있는 사람으로, 그리고 다음과 같은 아동으로 양육하고 가르치는 데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책임감 있는, 적응 유연성이 있는, 생산적인, 자원이 풍부한, 협력적인, 공헌하는, 자신을 신뢰하는, 행복한, 지속해서 배우는". 제안하는 방법은 아동이 자신의 발달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도울 뿐 아니라 교사와 부모의 기대를 실현하게 하는 삶을 살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