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기억1 학교의 기억 학교의 기억은 교육 안과 밖의 경계를 따라 좁은 틈을 메우려는 듯 떠오르는 생각이다. 매일 반복되는 수업 시간에 창 너머 바라보던 교정의 전경이 그 하나일 것이다. 바람이 볼을 스치고 지나가면 시선을 바람에 이끌리듯 창가로 향한다. 아이들은 누가 교수하지 않아도 바람에 호흡하며 변화하는 빛과 그림자 속에서 자란다. 빛과 그림자가 사물의 형체와 움직임을 만들어 내고, 사물과 사람이 말과 메시지를 넘어선 또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 까지도, 나를 둘러싼 침묵의 세계가 그 깊숙한 곳으로부터 교향곡을 울려 퍼지게 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나뭇잎 사이로 새어 나온 빛이 일렁이는 마당도 이제 더 이상 마당이 아니다. 시장을 시정으로 쓰던 역사가 말해주듯이 마당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 2023. 10.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