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시성의 사관 집안에서 태어난 사마천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역사서를 완성하는 것을 사명으로 생각하고 견문을 넓히기 위해 전국을 답사했다. 유학뿐 아니라 천문학, 역학, 도가 사상까지 공부했는데 그가 역사서를 집필할 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사마천의 <사기>는 중국 전설 속 황제 시대부터 자신이 살았던 한나라까지 약 2,000년을 다룬 역사서로서 여러 왕조들의 탄생과 몰락에 따른 다양한 인물들을 그려냈다. 수많은 왕과 제후, 정치인, 상인, 학자 등의 삶이 녹아 있는 것이다. 사마천은 <사기>를 통해 중국 역사 속에 존재했던 개인의 삶을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인생의 본질을 보여주고자 했다. <사기>는 130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를 집필하기 위해 사마천은 엄청난 양의 정보를 읽고 수집했다.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정보를 수집하는 것 외에도 황실이 소장한 도서나 문서를 열람했다. 더불어서 그림이나 건축 등에서 역사 자료들을 찾았다. <사기>는 '기전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기'나 '전', '지', '표' 등으로 구성하는 역사 서술 방식을 의미하는데, '기'는 제왕의 정치적 업적을 중심으로 왕조의 역사를 연월에 따라 기술하는 방식, '전'은 각 시대의 유명한 인물들을 기록한 것을 말하며, '지'는 천문이나 경제, 법률 등 제도와 문화를 기록한 것이다. '표'는 각 시대의 흐름을 연표로 나타낸 것을 뜻한다. 기전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술한 것이 아니라 제왕을 중심으로 여러 시대의 인물과 정치, 경제, 사상, 문화 등을 함께 서술하기 때문에 특정 왕조에 대해 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진다. 에서 중요한 부분은 으로 왕이나 제후 외의 인물에 대한 기록인데, 총 70권이다. 사마천은 "정의롭게 행동하고, 공명을 세운 사람들의 일을 열전으로 지었다. <열전>에는 한 사람의 전기를 기록한 것도 있고, 사상이나 상황이 비슷한 여러 명의 전기를 묶은 것도 있다. 인물에 대한 객관적인 기록뿐 아니라 옳고 그름에 대한 자기 생각을 서술한 것도 있고, 역사적 사실을 풍자한 부분도 있다. 따라서 <사기>는 과거에 있었던 객관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역사서라고 보기는 여렵다. 그러나 <열전>의 취지에서 볼 수 있듯이 사마천은 특정 시대에 큰 영향을 미친 역사적 인물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사관은 이후 여러 왕조에 걸쳐 지속되면서 중국의 역사서 집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후 대부분 역사서는 기전체를 따랐으며, 가급적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인물을 자세히 묘사하고자 했다. 이 점에서는 중국 역사 서술의 본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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